
명절이면 평소 연락이 뜸하던 가족, 친척과도 자연스럽게 전화와 메시지가 오갑니다. 택배 알림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오고요. 사기범들이 노리는 게 바로 이 틈입니다. 그런데 올해 추석은 조금 다릅니다. 예전에는 "어색한 문장이면 의심하라", "목소리를 들어보면 안다"가 통했는데, 이제는 AI가 그 판별법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보안업계가 경고한 추석 AI 사기 유형과, 가족끼리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방어법을 정리해드립니다.
올해 명절 사기가 달라진 지점
보안기업 이스트시큐리티는 추석을 앞두고 AI를 악용한 명절 사기 4대 유형을 공개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사람의 감각에 기대던 기존 판별법이 이제 AI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예전 사기꾼은 서툰 위조지폐를 들고 다녔습니다. 종이 질감만 만져봐도 티가 났죠. 지금은 인쇄 품질이 진짜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 지폐를 들고 옵니다. 만져보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가려낼 수 없고, 일련번호를 조회하는 것처럼 '확인 절차'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입니다.
추석 AI 사기 4대 유형
이스트시큐리티가 꼽은 유형을 정리했습니다.
유형 | 수법
딥보이스·딥페이크 영상통화 | 몇 초 분량 음성만으로 가족·지인 목소리와 얼굴을 흉내 내 급전 요구
AI 맞춤형 피싱 | 문법 오류 없는 자연스러운 문장에 이름·소속까지 넣은 사기 문자
올인원 계정 탈취 | 택배·범칙금 사칭 문자로 악성 앱 설치 → 금융·메신저·SNS 동시 장악
초정밀 사칭 | 유출된 개인정보를 조합해 실제 지인·기관처럼 위장
특히 세 번째 유형은 한 번 뚫리면 피해가 연쇄적으로 번집니다. 내 메신저 계정이 넘어가면, 이번엔 내 이름으로 가족과 친구에게 2차 사기 메시지가 발송되기 때문입니다. 보안업체 에버스핀은 악성 앱이 경찰이나 은행에 거는 확인 전화까지 가로채 사기범에게 연결되게 조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명절이 사기범에게 대목인 이유
명절 전후에는 택배, 선물, 상품권 관련 연락이 한꺼번에 몰립니다. SK쉴더스는 "추석 선물이 도착했다", "주소 오류로 배송이 보류됐다" 같은 사칭 문자가 진짜 배송 알림 사이에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하루에 택배 문자를 서너 통씩 받다 보면, 그중 하나가 가짜여도 무심코 링크를 누르기 쉽죠.
여기에 오랜만에 연락하는 가족이라는 변수가 더해집니다. 평소 자주 통화하지 않던 조카나 사촌이 "폰이 고장 나서 다른 번호로 연락한다"고 하면, 목소리가 조금 달라도 그러려니 넘어가게 됩니다. 사기범 입장에서는 경계심이 가장 낮아지는 시기인 셈입니다.
'직접 확인했다'는 믿음을 노리는 공통점
네 가지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내가 직접 듣고, 직접 봤다"고 믿는 순간 사기가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딸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고, 아들의 얼굴을 영상통화로 봤고, 문자에 내 이름이 정확히 적혀 있으니 의심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거죠.
그래서 이번 추석의 대응 원칙은 "더 잘 들어보기"가 아니라 "확인 경로를 바꾸기"입니다. 걸려온 전화, 받은 링크 안에서 확인하려 하지 말고, 내가 원래 알고 있던 다른 길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겁니다.
연휴에 바로 정해두는 가족 방어 수칙
가족이 모인 김에 5분만 투자해 아래 내용을 함께 정해두시길 권합니다.
① 가족 암구호 정하기 — 돈 이야기가 나오면 서로 묻기로 한 질문과 답을 하나 정해둡니다. 반려동물 이름처럼 SNS에 올라간 정보는 피하세요.
② 원래 번호로 다시 걸기 — 송금 요청을 받으면 상대가 알려준 번호가 아니라, 평소 저장해둔 번호로 끊고 다시 연락합니다.
③ 택배 조회는 공식 앱으로 — 문자 속 링크 대신 택배사나 쇼핑몰 앱에서 직접 조회합니다. 출처 모를 앱은 설치하지 않습니다.
④ 연휴 전 비밀번호 점검 — 주요 서비스 비밀번호를 바꾸고, 여러 사이트에 같은 비밀번호를 쓰고 있다면 이번에 정리합니다.
⑤ 통신사 AI 차단 기능 켜기 — 통신사들도 AI로 맞서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AI가 가족·공공기관 사칭 문자를 분석해 차단하고,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가 보이스피싱 의심 통화를 탐지해 경고합니다. 부모님 휴대폰에 이런 기능이 켜져 있는지 이번 연휴에 꼭 확인해 드리세요.
이미 피해가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경찰청 112나 금융감독원 1332로 바로 신고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급정지는 시간이 생명입니다.
오늘의 핵심 요약
- 이스트시큐리티, 추석 AI 사기 4대 유형 발표: 딥보이스·딥페이크, AI 맞춤형 피싱, 올인원 계정 탈취, 초정밀 사칭
- 몇 초 음성으로 목소리 복제가 가능해져, 목소리·영상만으로 본인 확인하는 방식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음
- 악성 앱 하나로 금융·메신저·SNS가 동시에 털리고, 지인 대상 2차 피싱으로 번질 수 있음
- 대응 원칙은 '더 잘 듣기'가 아니라 '확인 경로 바꾸기': 가족 암구호, 원래 번호로 재확인, 공식 앱 사용
- 피해 의심 시 경찰청 112 또는 금융감독원 1332로 즉시 신고
참고 자료: 데일리시큐, 데이터넷, 디지털데일리, 스마트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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