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와 트렌드

AI 시대, 부모님은 괜찮을까? — 디지털 소외와 '시니어 AI 교육'의 현주소

by 트렌드 가이드 2026. 9. 3.

부모님께 카카오톡 사진 보내는 법을 알려드리느라 30분을 쓴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스마트폰 하나도 벅찬데, 이제는 "AI 써봤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대입니다.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 젊은 세대는 매일 쓰는 도구가 됐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에겐 여전히 '뉴스에서 들어본 것'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죠.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올수록, 이 기술을 쓸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집니다. 오늘은 이 'AI 시대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짚어보고, 정부와 기업이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숫자로 보는 고령층 디지털 격차

먼저 현실부터 직시해볼까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이렇습니다.

항목 고령층 수준 비고
디지털 접근 수준 95.3% 기기 보유는 거의 보편화
디지털 역량 수준 55.3% 일반국민 대비 절반 수준
디지털 활용 수준 73.8% 단순 이용은 하지만 깊이가 부족

스마트폰은 거의 다 갖고 계세요. 문제는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제대로 쓸 줄 아느냐'입니다. 접근 수준은 95%가 넘지만, 실제 역량은 55%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기기는 손에 있는데, 그 안의 세계에는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계신 거죠.

그나마 희망적인 건 변화의 속도입니다. 65세 이상 인터넷 이용률은 2020년 55.2%에서 2024년 76.9%로 매년 꾸준히 올랐고, 메신저 이용률은 무려 92.6%에 달합니다. 80세 이상에서도 84.4%가 메신저를 쓰고 계시니, 카톡만큼은 세대 공통 언어가 된 셈이에요.

하지만 AI는 카톡과 차원이 다릅니다. 검색어를 입력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해야 하고, 결과를 '판단'해야 하니까요. "AI야, 혈압약 먹고 있는데 감기약 같이 먹어도 돼?"라고 물어볼 줄 알아야 하고, 답변이 정확한지 의심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 간극이 바로 새로운 디지털 격차의 핵심입니다.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AI디지털배움터' 거점센터를 기존 37곳에서 69곳으로 대폭 확대했어요. 2021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처음 문을 연 이 배움터는 올해부터 교육 내용도 확 달라졌습니다. 스마트폰 기초 사용법을 넘어서 생성형 AI 활용법, 심지어 딥페이크 판별 교육까지 커리큘럼에 포함됐거든요.

실제 현장 반응도 뜨겁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갑자기 머리가 아플 때 AI에 물어봤더니 깊은 의학 지식과 함께 안심시켜줬다"고 말씀하셨어요. AI를 '무서운 기술'이 아니라 '든든한 말벗'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거죠.

충북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30억 원을 투입해 '5색 특화 거점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소상공인·구직자를 위한 맞춤형 AI 실무 교육도 야간·주말에 진행합니다.

기업도 나섰다 — 카카오의 '시니어 디지털 스쿨'

민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카카오 임팩트재단은 2026년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을 전국 150개 기관, 약 3,000명 규모로 확대 운영하고 있어요.

주목할 점은 세 가지입니다.

① AI 교육 신규 도입: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념 이해부터 주의사항, 실생활 활용까지 시니어 눈높이에 맞춘 커리큘럼을 새로 만들었어요.

② 지역 격차 해소에 집중: 수도권 외 지역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해, 디지털 소외가 심한 지역을 우선 지원합니다.

③ 120명의 '시니어 티처': 직접 전국을 돌며 눈높이 교육을 진행하는 시니어 강사진을 양성했어요. 또래가 가르치니까 심리적 거리감이 확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24년부터 누적 참여 인원이 약 7,000명에 달할 정도로, 시니어 AI 교육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진짜 문제는 '기기'가 아니라 '자신감'

사실 고령층 디지털 교육에서 가장 큰 장벽은 기술적 어려움이 아닙니다. "나는 이런 거 못 해"라는 심리적 벽이에요.

한 AI디지털배움터 수강생은 "교육을 받다 보니 뭔가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고 잘할 수 있게 되더라"고 말했는데, 이게 핵심입니다.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해볼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드리는 거죠.

한국디지털포용협회 송민호 회장은 더 근본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AI 초격차 시대에 전통적 취약계층뿐 아니라 일반 시민 다수까지 디지털 약자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디지털 포용은 기술 정책의 하위 항목이 아니라 인간 존엄을 지키는 사회의 약속"이라고 강조했어요.

결국 이건 '어르신 문제'가 아닙니다. AI가 더 빠르게 진화하면, 지금의 2030도 언젠가는 디지털 약자가 될 수 있어요. 모든 세대를 위한 포용 인프라를 지금부터 깔아놓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부모님 스마트폰에 AI 앱 하나 깔아드리고, 함께 "오늘 저녁 뭐 먹을까?" 하고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그 작은 경험이 "나도 할 수 있구나"로 이어지거든요.

정부의 AI디지털배움터(문의: 1800-0096)나 카카오 시니어 디지털 스쿨 같은 무료 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전국 어디서든 신청할 수 있고, 교육비는 전액 무료입니다.

📌 오늘의 핵심 요약

• 고령층 디지털 기기 접근율은 95%이지만, 실제 역량 수준은 55%에 불과합니다
• 정부는 AI디지털배움터를 69곳으로 확대하고, 생성형 AI·딥페이크 판별 교육을 도입했습니다
• 카카오는 전국 150개 기관에서 시니어 AI 교육을 진행 중이며, 지역 비중을 70%로 높였습니다
•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자신감' — 또래 학습과 반복 체험이 효과적입니다
• AI 시대의 디지털 포용은 어르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를 위한 사회적 약속입니다